딸아이가 일주일에 한 번 겨우 변을 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화장실에 앉아 울음을 터뜨리던 아이 얼굴이 아직도 선합니다. 변비는 단순히 며칠 못 누는 불편함이 아니라, 아이의 일상 전체를 무너뜨리는 문제였습니다. 그 과정을 직접 겪어보니 병원 처방만으로는 해결이 안 된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고, 결국 식단과 운동을 바꾸면서 실마리를 찾았습니다.변비의 원인과 증상, 알고 보면 생활 속에 답이 있었습니다일반적으로 변비는 며칠 화장실을 못 가는 것 정도로 가볍게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겪어보니, 이건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문제였습니다. 의학적으로 변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기능성 변비(functional constipation)는 특별한 질환 없이 생활 습관이나 장 기능 저하로 생기는..
체증은 그냥 좀 더 심한 소화불량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고등학교 시절 추운 교실에서 도시락을 먹다가 갑자기 명치가 막히고 오한이 몰려왔을 때, 그게 소화불량과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고통이라는 걸 온몸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양호선생님에게 배운 손 하나로 그 고통을 넘겼던 경험이, 지금 이 글을 쓰게 된 이유입니다.체증과 소화불량, 정말 같은 말일까요체증이 소화불량의 다른 말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의학 교과서에서도 두 용어를 묶어 설명하는 경우가 적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제가 직접 겪어보니, 이 둘은 느낌 자체가 다릅니다. 소화불량은 밥 먹고 나서 더부룩하고 찝찝한 정도지만, 체증은 명치가 돌덩이로 막힌 것처럼 꽉 눌리고, 식은땀이 나고, 오한이..
자정이 다 된 시각, 형수님한테 급한 전화를 받았습니다. 형이 너무 아파서 응급실에 가야 할 것 같으니 운전 좀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솔직히 그전까지 저는 췌장이 어디 붙어 있는지조차 몰랐습니다. 그날 밤이 지나고 나서야, 이 작은 장기가 얼마나 조용히 그리고 얼마나 격렬하게 망가질 수 있는지를 처음으로 실감했습니다.급성췌장염, 그날 밤 응급실에서 처음 들은 이름응급실에 도착했을 때 형님의 얼굴은 창백했고, 몸을 잔뜩 웅크린 채 꼼짝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자세는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췌장염의 상복부 통증은 누우면 더 심해지고, 몸을 앞으로 굽히면 조금 완화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의사가 형님의 배를 살짝 누르는 것만으로도 형님은 신음을 냈는데, 그 정도가 얼마나 극심한 통증인지 옆에..
솔직히 저는 췌장암이 이렇게 빠른 병인지 몰랐습니다. 친구 재명이가 진단을 받고 세상을 떠나기까지 단 6개월이었습니다. 그 사이 저는 췌장암에 대해 뒤늦게 공부했고, 알면 알수록 "왜 우리는 이걸 미리 몰랐을까" 하는 자책이 들었습니다. 췌장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발견 당시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고, 5년 생존율이 여전히 10~15% 수준에 머무는 암입니다. 재명이 이야기를 통해, 그리고 제가 직접 찾아본 자료를 바탕으로 이 병을 제대로 짚어보려 합니다.위험 신호 — 몸이 먼저 보내는 미세한 경고재명이는 처음에 "밥 먹고 나서 속이 좀 불편하다"는 말을 했습니다. 저도 그랬고 친구들도 그랬는데, 다들 "나이 먹으면 그렇지" 하고 넘겼습니다. 그런데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해보니 췌장암이 이미 상..
심근경색 환자의 골든타임은 발생 후 2시간 이내입니다. 그 시간을 넘기면 심장 근육이 돌이킬 수 없이 괴사 합니다. 저는 이 사실을 교과서가 아니라 둘째 형님의 입원 당일, 병원 복도에서 처음 실감했습니다.심근경색은 어느 날 갑자기가 아니다저희 집안은 고혈압과 뇌졸중 내력이 있습니다. 아버지가 그러셨고, 50대에 접어든 큰 형님이 쓰러지면서 온 가족이 혈관 질환에 바짝 긴장해 있던 시기였습니다. 그런 분위기에서 둘째 형님이 "가슴이 가끔 답답하고 조인다"는 말을 꺼냈습니다. 저는 솔직히 처음엔 스트레스 탓이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심근경색은 어느 순간 혈관이 갑자기 막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년에 걸쳐 진행되는 동맥경화증(atherosclerosis)이 그 바닥에 있습니다. ..
방광염 원인균의 80% 이상이 대장균(E. coli)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저도 이 수치를 처음 접했을 때 꽤 놀랐습니다. 세균 하나가 요도를 타고 방광까지 침투해 이 모든 고통을 만들어낸다는 게 단순해 보이면서도 무섭더군요. 올해 95세인 저희 고모님이 바로 이 방광염으로 오랜 세월 고생하셨습니다. 고모님의 이야기를 통해 방광염이 단순한 염증을 넘어 삶의 방식 전체와 얼마나 깊이 연결되어 있는지를 직접 확인했습니다.방광염 발병 원인 — 체질보다 생활 방식이 먼저였습니다방광염은 세균이 요도를 통해 방광으로 침투하면서 점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여성에게 유독 흔한 이유는 신체 구조 때문인데, 여성의 요도 길이는 약 3~4cm에 불과합니다. 여기서 요도란 방광에 저장된 소변이 몸 밖으로 나오..
식도암은 초기에 발견해도 5년 생존율이 60% 수준에 불과합니다. 고등학교 동창이 술을 마시고 울면서 전화를 걸어왔던 날 밤, 저는 그 숫자가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는 걸 처음으로 실감했습니다. 뜨거운 음식을 빨리 먹는 습관, 잦은 낚시 후 매운탕 한 그릇. 아무도 그게 식도를 갉아먹고 있다고 말해주지 않았습니다.식도암의 주요 원인, 왜 하필 식도인가식도암은 인후부부터 위 입구까지 이어지는 식도 점막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입니다. 위치상 음식이 지나가는 통로이기 때문에, 음식 섭취 방식 자체가 발병과 직결됩니다. 제 친구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저도 처음에는 "설마 음식 때문에?"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원인을 파고들수록 그게 설마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가장 강력한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음주와 흡연입니..
솔직히 저는 궤양성 대장염이 이렇게 온몸을 망가뜨리는 병인 줄 몰랐습니다. 인천 조선소에서 용접 일을 하시는 삼촌이 수년째 설사와 혈변을 반복하다 결국 얼굴에 홍반까지 생기는 걸 옆에서 지켜보고 나서야, 이 병이 대장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제대로 알게 됐습니다. 무엇을 먹느냐보다 무엇을 끊느냐가 먼저였습니다.궤양성 대장염 증상과 원인 — 대장 밖까지 번지는 병삼촌이 처음 병원에서 궤양성 대장염 진단을 받았을 때, 저는 그게 그냥 만성 설사 정도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나서는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궤양성 대장염(Ulcerative Colitis)이란 대장의 점막에 만성적인 염증과 궤양이 생기는 질환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활동기와 잠잠해지는 관해기가 반복되는 것..
방광암 환자의 절반 이상이 직업적 화학물질 노출이나 흡연과 직결된 삶을 살아왔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외삼촌이 방광암 진단을 받던 날 저녁 우리 집 문을 열고 들어서던 그 얼굴을 저는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사근동에서 도금공장을 20년 넘게 운영하며 성공한 사업가였던 삼촌이, 그날만큼은 그냥 겁에 질린 한 사람이었습니다.도금공장과 술, 그리고 혈뇨가 보낸 신호삼촌은 늘 바쁜 분이었습니다. 서울 사근동에서 도금공장을 운영하셨는데, 환경규제 문제로 스트레스가 심해 거의 매일 술을 드셨습니다. 도금 공정에는 아닐린계 염료를 비롯한 다양한 화학물질이 쓰입니다. 여기서 아닐린계 염료란 섬유·금속 가공 과정에서 사용되는 유기화합물로, 인체에 흡수되면 혈액을 타고 이동해 신장에서 걸러진 뒤 소변과 함께 방광 점..
건강이 중요하다는 말,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런데 정작 몸에 이상 신호가 왔을 때 "나중에 보자"며 미루다 응급실 신세를 지는 경우가 생각보다 훨씬 많습니다. 제 고등학교 친구 이야기입니다. 트럭 장거리 운전으로 수면도 부족하고 집에 오면 과음하기 일쑤였는데, 결국 부정맥 진단을 받고도 2년을 버티다 흉통과 함께 쓰러져 인공심장박동기를 삽입하는 대수술을 받았습니다. 먹고사는 문제 앞에서 건강은 늘 두 번째가 됩니다. 그게 얼마나 위험한 선택인지, 친구의 사례를 보고 나서야 제대로 실감했습니다.부정맥의 원인과 증상 — 심장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면 어떻게 될까부정맥이라고 하면 흔히 나이 든 어르신들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40대 초반인 친구가 진단을 받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