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절 친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손에 땀이 워낙 많이 나서 악수 한 번이 늘 조심스러웠습니다. 처음엔 저도 그냥 "워낙 땀이 많은 체질이겠지" 하고 넘겼는데, 알고 보니 그건 단순한 체질이 아니라 다한증(Hyperhidrosis)이라는 엄연한 질환이었습니다. 땀 하나로 인간관계, 연애, 직장생활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걸 그때 처음으로 실감했습니다.다한증이 일상에 미치는 영향 - 악수도 못 하고, 미팅도 피하고 제가 직접 경험한 건 아니지만, 옆에서 지켜봤기에 더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친구는 누군가 손을 내밀면 반사적으로 뒤로 물러섰습니다. 상대방은 당연히 오해했습니다. "저 사람이 나를 싫어하나?" 하고요. 아무리 설명해도 그 순간의 어색함은 쌓여갔고, 결국 친구는 점점 사람 모이는 자리를..
솔직히 저는 대상포진을 꽤 오랫동안 '좀 아프다 낫는 병'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교회에서 한두 달씩 보이지 않던 분들이 대상포진이었다는 얘기를 들어도 "그러다 낫겠지" 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어느 해, 대상포진을 앓고 난 뒤 부쩍 야위고 기운을 잃은 채 급속히 노화되는 분을 가까이서 보고 나서야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이 글은 그 경험에서 시작합니다.초기증상,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대상포진이 무서운 이유 중 하나는 처음에 감기 몸살인 줄 알고 그냥 넘기기 쉽다는 점입니다.제가 주변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피부에 물집이 올라오기 전까지는 "요즘 피곤한가 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발진이 생기기 3~7일 전부터 오한, 발열, 찌르는 듯한 감각 이상이 먼저..
30대 후반, 야간 대학원을 다니며 70kg이던 체중이 어느 순간 85kg까지 불어났습니다. 주변 모든 사람이 걱정할 정도였고, 저 스스로도 늘 피곤하고 몸이 무거웠습니다. 그때부터 지금 63세까지 다이어트와 씨름해 온 제가, 비만 치료제의 실제 작용 방식과 약을 끊은 뒤 체중을 지키는 현실적인 방법을 정리해 봤습니다.비만 치료제 종류: 약물마다 원리가 다릅니다솔직히 처음에는 약 하나만 먹으면 살이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약물마다 몸에 작용하는 방식이 완전히 다르고, 그에 따라 효과와 부작용도 크게 갈립니다. 현재 가장 주목받는 계열은 GLP-1 수용체 작용제입니다. 여기서 GLP-1이란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뇌의 식욕 중추에 '배부르다'는 신호를 보내고 위가 비워지는 속도를 늦추..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절반 이상이 성인이 되어서도 증상이 이어진다고 합니다. 저는 딸이 생후 두 달 만에 아토피 진단을 받으면서 이 병이 단순히 "피부가 가렵다"는 말로는 도저히 설명되지 않는다는 걸 온몸으로 배웠습니다. 2년에 걸친 치료 끝에 딸은 지금 건강한 성인이 되었지만, 그 시간 동안 제가 직접 겪고 보고 느낀 것들이 이 글을 쓰게 만들었습니다.가려움증, 이건 그냥 가려운 게 아닙니다딸아이가 아토피로 힘들던 시절, 저를 가장 괴롭혔던 건 아이가 밤새 긁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아이는 자는 동안 무의식적으로 피부를 긁고, 긁으면 상처가 생기고, 상처는 염증이 되고, 염증은 다시 가려움을 불러왔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이걸 '가려움-긁기-염증'의 악순환이라고 설명했는데, 저는 그 말이 머리가 아니라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