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형과 누나들이 발가락 사이에 약을 바르는 모습이 왠지 어른스러워 보여 부러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군대에서 결국 저도 무좀에 걸렸습니다. 피부곰팡이균(백선균)이 각질층에 파고드는 이 질환, 막상 걸리고 나니 낭만은 없었습니다. 직접 겪고 관리해 온 경험을 솔직하게 풀어보겠습니다. 무좀 증상, 유형부터 알아야 대응이 달라집니다군의관에게 처음 진단을 받던 날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당연히 군화를 오래 신어서 생긴 줄 알았는데, 군의관은 다른 사람의 양말을 신었기 때문에 전이된 것이라고 딱 잘라 말하더군요. 무좀은 단순히 발이 더러워서 생기는 게 아니라, 피부곰팡이균, 즉 백선균(dermatophyte)이 피부 표면의 각질층에 침투하면서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입니다. 여기서 백선균이란 피부의 단백..
유방암은 여성 암 발생률 1위임에도 초기 발견 시 5년 생존율이 90%를 넘습니다. 그 높은 수치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어차피 잘 낫는 암이잖아"라는 생각이 가장 위험한 방심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2012년 아내의 유방암 진단부터 2015년 소천까지 3년을 아산병원에서 함께 싸우면서, 그 90%라는 숫자가 얼마나 냉혹한 통계인지 온몸으로 배웠습니다. 조기발견 — 아무것도 안 느껴질 때가 가장 무서운 순간입니다혹시 이런 적 없으셨습니까? 가슴 어딘가가 살짝 걸리는 느낌이 드는데, "설마 별거겠어" 하고 그냥 넘기는 순간 말입니다. 저도 그랬고, 아내도 그랬습니다.유방암이 무서운 이유 중 하나는 초기에 거의 아무 증상이 없다는 점입니다. 2012년 아내가 처음 발견했을 때 크기는 1.5cm였고,..
30대 후반, 야간 대학원을 다니며 70kg이던 체중이 어느 순간 85kg까지 불어났습니다. 주변 모든 사람이 걱정할 정도였고, 저 스스로도 늘 피곤하고 몸이 무거웠습니다. 그때부터 지금 63세까지 다이어트와 씨름해 온 제가, 비만 치료제의 실제 작용 방식과 약을 끊은 뒤 체중을 지키는 현실적인 방법을 정리해 봤습니다.비만 치료제 종류: 약물마다 원리가 다릅니다솔직히 처음에는 약 하나만 먹으면 살이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약물마다 몸에 작용하는 방식이 완전히 다르고, 그에 따라 효과와 부작용도 크게 갈립니다.현재 가장 주목받는 계열은 GLP-1 수용체 작용제입니다. 여기서 GLP-1이란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뇌의 식욕 중추에 '배부르다'는 신호를 보내고 위가 비워지는 속도를 늦추는..
솔직히 저는 협심증이 이렇게 빠른 병인지 몰랐습니다. 36살 그해, 서해안 방파제에서 낚시를 즐기던 친구가 채 20분도 되지 않아 제 눈앞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평소 약을 먹으며 관리하던 친구였는데, 그날은 사흘째 약을 거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나중에서야 알았습니다. 협심증은 증상이 없을 때 가장 위험하고, 우리가 비로소 알아챌 때는 이미 치명적인 상황인 경우가 많습니다. 친구의 죽음 — 협심증이 제게 남긴 것그날 대산항 방파제는 날씨도 좋고 물도 잔잔했습니다. 친구 넷이서 낚싯대를 드리운 지 한 시간쯤 됐을까, 한 친구가 갑자기 가슴을 움켜쥐며 "구급차 불러"라고 소리쳤습니다. 저는 처음엔 체한 건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는 곧 바닥에 쓰러졌고, 구급차가 도착했을 때 이미 의식이 없었습니다. 서산..
손가락 마디가 아침마다 뻣뻣하고, 손목을 돌릴 때마다 둔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그냥 넘기기 어렵습니다. 저도 그 통증으로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 류마티스 검사를 권유받았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일주일을 얼마나 노심초사했는지 모릅니다. 같은 교회 교인 중에 루푸스와 류마티스를 앓는 분들을 가까이서 봐왔기 때문에, 그 병이 얼마나 삶을 바꿔놓는지 이미 알고 있었거든요. 류마티스 관절염, 왜 방치하면 안되는가?류마티스 관절염을 단순한 관절 통증으로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그 생각이 가장 위험한 오해라고 봅니다. 이 질환은 면역계가 자기 몸의 관절 조직을 스스로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Autoimmune Disease)입니다. 여기서 자가면역질환이란, 외부 병원체를 막아야 할 면역 시스템이 오작동하여 정상 세포..
백내장 진단을 받으면 무조건 수술부터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63세에 갑작스럽게 시력이 흐려져 안과를 찾았더니 의사 선생님이 "백내장이 있습니다"라고 하더군요. 그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잘 관리하면 수술을 미루거나 아예 피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백내장과 녹내장, 정확히 알고 대응하면 분명히 달라집니다. 백내장과 녹내장, 같은 눈병인데 왜 이렇게 다를까"백내장이랑 녹내장이 어차피 비슷한 거 아닌가요?" — 제가 신앙 공동체 안에서 어르신들의 수술 이야기를 들을 때만 해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냥 나이 들면 눈이 나빠지는 거려니 하고요. 그런데 막상 제 일이 되고 나서 자료를 찾아보니, 두 질환은 발병 부위부터 완전히 다른 병이었습니다.백내장(Catarac..
노안은 그냥 두면 저절로 나빠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40대 중반에 진단을 받고 그렇게 믿었습니다. 그런데 60대에 접어들어 갑자기 시력이 뚝 떨어졌고, 안경점에서 안과부터 가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비로소 알았습니다. 노안을 방치하면 어떤 대가를 치르는지를요. 노안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 20년, 방치의 대가노안이 시작됐을 때 안과 의사가 한 말은 간단했습니다. "특별한 건 아닙니다. 불편하면 돋보기 쓰세요." 그 한마디가 저를 20년 가까이 방심하게 만들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노안은 수정체 탄력이 떨어지면서 가까운 곳에 초점을 맞추지 못하는 상태를 말하는데, 여기서 수정체란 우리 눈 안에서 카메라 렌즈처럼 두께를 조절해 초점을 맞추는 투명한 조직입니다. 이것이 딱딱해지면 가까운 글씨가..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절반 이상이 성인이 되어서도 증상이 이어진다고 합니다. 저는 딸이 생후 두 달 만에 아토피 진단을 받으면서 이 병이 단순히 "피부가 가렵다"는 말로는 도저히 설명되지 않는다는 걸 온몸으로 배웠습니다. 2년에 걸친 치료 끝에 딸은 지금 건강한 성인이 되었지만, 그 시간 동안 제가 직접 겪고 보고 느낀 것들이 이 글을 쓰게 만들었습니다. 가려움증, 이건 그냥 가려운 게 아닙니다딸아이가 아토피로 힘들던 시절, 저를 가장 괴롭혔던 건 아이가 밤새 긁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아이는 자는 동안 무의식적으로 피부를 긁고, 긁으면 상처가 생기고, 상처는 염증이 되고, 염증은 다시 가려움을 불러왔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이걸 '가려움-긁기-염증'의 악순환이라고 설명했는데, 저는 그 말이 머리가 아니라 ..
골다공증이라는 말을 들으면 "나는 아직 젊으니까", "딱히 아프지 않으니까"라고 넘기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한때 그랬습니다. 그런데 옆집 이웃이 화장실에서 살짝 미끄러졌다가 두 달 넘게 입원하는 걸 직접 지켜보고 나서야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아프지 않다고 해서 괜찮은 게 아닐 수 있다는 것, 그게 골다공증의 본질입니다. 침묵의 골절, 통증 없이 무너진다 건강에 관심 많은 직장 동료들이 점심 반찬을 고르면서 "이거 칼슘 많아서 골다공증에 좋대"라고 말하는 걸 종종 들었습니다. 솔직히 그때는 그냥 지나쳤습니다. 여성들이 유독 이 질환을 두려워하는 게 신기하다고만 생각했지, 왜 그렇게 겁을 내는지 피부로 느끼지 못했거든요.그 인식이 바뀐 건 이웃 때문이었습니다. 이사 온 지 얼마 안 된 그 분은 어..
퇴행성 관절염은 고칠 수 없다고 하셨나요? 저도 한때 그 말을 그대로 믿었습니다. 그런데 주변을 돌아보니 같은 진단을 받고도 전혀 다른 결과를 사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차이는 체념이냐, 아니면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느냐였습니다. 오늘은 제가 직접 목격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진단 이후에도 삶의 질을 지킬 수 있는 방향을 풀어보겠습니다.퇴행성 관절염, 진짜 위험은 통증 그 이후에 있습니다 한때 동네에서 누구보다 활달하게 걸어 다니시던 분이 계셨습니다. 항상 바른 자세에 빠른 걸음걸이로, 솔직히 저는 그분을 볼 때마다 나이가 들어도 저렇게 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걸음이 느려지고, 다리가 안쪽으로 휘기 시작했습니다. 여쭤보니 무릎 퇴행성 관절염이라고 하셨습니다.퇴행성 관절염이란 관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