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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심증 (친구의 죽음, 증상과 치료, 예방 관리)

baddugi 2026. 7. 31. 11:46

목차


    솔직히 저는 협심증이 이렇게 빠른 병인지 몰랐습니다. 36살 그해, 서해안 방파제에서 낚시를 즐기던 친구가 채 20분도 되지 않아 제 눈앞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평소 약을 먹으며 관리하던 친구였는데, 그날은 사흘째 약을 거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나중에서야 알았습니다. 협심증은 증상이 없을 때 가장 위험하고, 우리가 비로소 알아챌 때는 이미 치명적인 상황인 경우가 많습니다.

     

    친구의 죽음 — 협심증이 제게 남긴 것

    그날 대산항 방파제는 날씨도 좋고 물도 잔잔했습니다. 친구 넷이서 낚싯대를 드리운 지 한 시간쯤 됐을까, 한 친구가 갑자기 가슴을 움켜쥐며 "구급차 불러"라고 소리쳤습니다. 저는 처음엔 체한 건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는 곧 바닥에 쓰러졌고, 구급차가 도착했을 때 이미 의식이 없었습니다. 서산의료원으로 이송되는 차 안에서 숨이 멎었다는 얘기를 나중에 전해 들었습니다.

    이후 친구 아내에게 들은 얘기가 더 마음을 무겁게 했습니다. 병원은 꾸준히 다녔지만 약을 자주 빠뜨렸고, 우리와 낚시를 떠나기 전 사흘간은 약을 한 알도 먹지 않은 상태였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 말을 듣고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좀 더 챙겼더라면 하는 생각을 한동안 떨칠 수가 없었으니까요.

    협심증(狹心症)이란,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冠狀動脈)이 좁아져서 심장이 필요로 하는 산소와 영양분이 제때 전달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여기서 관상동맥이란 심장 표면을 왕관처럼 감싸며 심장 근육에 직접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으로, 이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심장 근육은 즉각 산소 부족 상태에 빠집니다. 문제는 이 과정이 겉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날 이후 저는 고혈압 약을 먹는 가족과 주변 친구들에게 기회가 생길 때마다 그 친구 이야기를 꺼냅니다. 불편한 이야기지만, 그 불편함이 누군가의 목숨을 살릴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요약: 협심증은 관상동맥이 좁아져 심장에 산소 공급이 끊기는 질환으로, 약을 거른 단 사흘이 친구의 생사를 갈랐습니다.

     

    증상과 치료 — 알고 나서야 보이는 것들

    친구가 그날 가슴을 움켜쥐던 모습을 떠올리면 지금도 선합니다. 협심증의 대표 증상인 흉통(胸痛)은 "가슴이 쥐어짜인다", "묵직한 돌을 얹어 놓은 것 같다"는 표현으로 설명됩니다. 통증이 가슴에만 머물지 않고 왼쪽 어깨나 팔, 심지어 턱이나 잇몸으로 퍼지는 방사통(放射痛)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여기서 방사통이란 통증의 원인 부위가 아닌 다른 곳으로 통증이 번져 느껴지는 현상으로, 협심증에서는 이 방사통 때문에 처음엔 치통이나 어깨 결림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제 경험상 이 증상 정보는 알고 있어도 막상 그 순간에는 떠올리기 어렵습니다. 저도 그날 친구가 쓰러지기 전에 "조금 불편한가 보다" 싶었을 뿐이었으니까요. 특히 당뇨가 있거나 고령인 경우에는 흉통 대신 소화불량이나 답답함 정도로만 느껴져 진단 자체가 늦어지는 일이 많다고 합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진행된다는 게 협심증의 가장 무서운 속성입니다.

    치료 방법을 두고는 "약만 잘 먹으면 된다"는 의견도 있고 "시술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는데, 실제로는 진행 정도에 따라 방법이 달라집니다. 혈관 협착이 심하지 않은 단계에서는 니트로글리세린(nitroglycerin) 같은 혈관 확장제나 항혈전제(抗血栓劑)인 아스피린으로 혈전 생성을 억제하면서 관리합니다. 여기서 항혈전제란 혈액이 굳어 혈관을 막는 혈전(피떡) 형성을 방해하는 약물로, 협심증 환자에게 꾸준한 복용이 매우 중요합니다.

     

    약물만으로 조절이 되지 않으면 관상동맥 중재술(PCI, Percutaneous Coronary Intervention)을 고려합니다. 이 시술은 좁아진 혈관 안으로 가느다란 관을 넣어 풍선으로 혈관을 넓힌 뒤 스텐트라는 금속 망관을 삽입해 혈류를 확보하는 방식입니다. 여러 혈관이 동시에 심하게 막혔을 경우에는 몸의 다른 혈관을 채취해 우회로를 만드는 관상동맥 우회술(CABG, Coronary Artery Bypass Grafting)까지 가게 됩니다.

     

    놓쳐선 안 될 응급 신호

    흉통이 20분 이상 지속된다면 심근경색(心筋梗塞)으로 이행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심근경색이란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혀 심장 근육이 괴사하기 시작하는 상태로, 치사율이 높고 심부전이나 치명적인 부정맥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친구가 쓰러진 뒤 구급차가 오기까지, 의료원에 닿기까지 걸린 총시간이 20분 남짓이었습니다. 그 짧은 시간 안에 모든 것이 끝났습니다. 출처: 질병관리청에서도 흉통 발생 후 골든타임 내 응급 처치가 예후를 결정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 흉통이 3~5분 이상 지속되고 휴식 후에도 완화되지 않을 때
      통증이 왼쪽 팔, 턱, 등 등 다른 부위로 퍼질 때
      식은땀, 호흡곤란, 극심한 어지럼증이 함께 나타날 때
      통증 지속 20분을 넘기면 지체 없이 119 신고

     

    요약: 협심증의 흉통과 방사통 패턴을 미리 알고, 20분 이상 지속 시 즉시 응급처치가 생사를 가릅니다.

     

    예방 관리 — 약 한 알의 무게

    친구를 잃고 나서 제가 가장 먼저 한 일은, 고혈압 약을 먹는 가족에게 전화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약 먹었어?" 그 한 마디가 이렇게 무겁게 느껴진 적이 없었습니다. 약을 처방받고도 "좀 나아진 것 같으면" 임의로 끊거나 빠뜨리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저는 그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지 직접 목격했습니다.

     

    음식으로 혈관 건강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보는 시각이 있고, 저도 그 부분은 충분히 동의합니다. 고등어, 연어 같은 등푸른 생선에 풍부한 오메가-3 지방산은 중성지방을 낮추고 혈전 형성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브로콜리, 시금치 같은 채소류와 아몬드, 호두 같은 견과류도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저밀도 지단백)을 낮추고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고밀도 지단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연구들이 있습니다. 여기서 LDL과 HDL은 혈액 속에서 콜레스테롤을 운반하는 단백질 입자로, LDL이 혈관 벽에 쌓이면 플라크(plaque)를 형성해 혈관을 좁히고 HDL은 반대로 이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회수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음식 관리만으로 충분하다고 보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그 생각에 완전히 동의하기가 어렵습니다. 친구는 먹는 것에 크게 신경을 쓰던 사람이었습니다. 문제는 정작 처방된 약을 빠뜨렸다는 것이었습니다. 스타틴(statin) 계열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것에 더해 혈관 내 플라크를 안정화하는 역할도 합니다. 여기서 플라크란 혈관 내벽에 콜레스테롤과 염증 세포가 쌓여 굳어진 덩어리로, 이것이 터지면 그 자리에 혈전이 생겨 혈관이 순식간에 막힙니다. 이 과정을 식이요법만으로 막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생활 습관 측면에서는 흡연이 가장 치명적인 요인이라는 데 이견이 없을 것 같습니다.

    담배는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전을 직접 유발합니다. 유산소 운동은 하루 30분씩, 주 3~5회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권장됩니다. 다만 추운 날씨에는 야외 운동을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저온은 혈관을 갑자기 수축시켜 협심증 발작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출처: American Heart Association도 심혈관 질환 예방에서 금연, 규칙적인 운동, 콜레스테롤 관리를 핵심 3대 요소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제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정기 검진입니다. 우리가 몸의 이상을 스스로 감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그 믿음이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협심증은 고통 없이 조용히 진행되다 한순간에 치명적으로 돌아섭니다. 40세 이후 국가에서 제공하는 건강검진을 매년 빠뜨리지 않고, 심혈관 위험 인자가 있다면 심장 전문의에게 별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예방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약: 음식과 운동도 중요하지만, 처방된 약을 거르지 않고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협심증 예방의 핵심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협심증 흉통이랑 일반 가슴 통증은 어떻게 구분하나요?

     

    A. 협심증 흉통은 "쥐어짜이는" 또는 "짓눌리는" 느낌이 특징이고, 왼쪽 어깨나 팔, 턱으로 뻗치는 방사통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계단을 오르거나 추운 곳에 갑자기 나갔을 때, 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발생한다면 더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그 차이를 사전에 알지 못해 친구의 신호를 늦게 알아챘습니다. 의심되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스스로 판단하지 말고 심장내과 진료를 먼저 받아보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Q. 협심증 약을 가끔 빠뜨려도 괜찮은 거 아닌가요?

     

    A. 괜찮다고 보는 분들도 있지만, 저는 그 생각이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제 친구는 단 사흘간 약을 거른 상태에서 낚시를 즐기다 사망했습니다. 항혈전제나 스타틴 계열 약물은 혈관 내 플라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복용을 갑자기 중단하면 혈관 상태가 빠르게 불안정해질 수 있습니다. 임의로 약을 조절하기 전에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하시길 권합니다.

     

    Q. 협심증이 있으면 운동을 하면 안 되나요?

     

    A. 운동을 아예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실제 의학적 권고는 다릅니다. 오히려 하루 30분씩 주 3~5회 정도의 가벼운 유산소 운동, 예를 들어 평지 걷기나 수영은 심혈관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다만 추운 날 야외에서 갑자기 운동을 시작하거나 무리한 강도로 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본인 상태에 맞는 운동 강도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 후 결정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Q. 협심증은 젊은 사람도 걸릴 수 있나요?

     

    A. 고령층에 많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친구는 30대 중반이었습니다. 흡연,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같은 위험 인자가 복합적으로 겹치면 젊은 나이에도 관상동맥이 좁아질 수 있습니다. 특히 식습관이 불규칙하고 스트레스가 많은 생활을 이어가는 30~40대라면 정기적인 혈압·혈당·콜레스테롤 검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결론

    저는 협심증이라는 병을 교과서가 아니라 방파제 위에서 배웠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건강을 스스로 잘 안다는 생각을 버렸습니다. 우리 몸은 이상이 생겨도 한동안 아무 신호를 보내지 않고, 알아챌 때는 이미 위기인 경우가 많습니다. 협심증은 조기 발견과 꾸준한 약물 복용, 정기 검진이 병행될 때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처방받은 약이 있다면 오늘 빠뜨리지 않았는지 확인해 보시고, 40세가 넘었다면 매년 건강검진을 거르지 않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예방책입니다. 흉통이 반복되거나 양상이 달라졌다면 스스로 판단하지 말고 심장내과 전문의 진료를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참고: 윌리엄 리 지음, 신동숙 옮김, 『먹어서 병을 이기는 법』, 흐름출판, 2020 / 나카무라 테이지 지음, 주성윤 옮김, 『식사로 병을 고치는 책』, 일원서각, 1993 / 송숙자, 최선혜 지음, 『음식으로 병을 고친다』, 시조사, 2011 / 김우진, 조갑제 지음, 『병을 고치는 음식 이야기』, 동아시아,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