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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식 환자의 약 30%는 자신이 천식인지 모른 채 생활한다고 합니다. 저는 이 수치를 이모부님을 보면서 몸으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겨울이면 늘 쌕쌕거리는 숨소리와 새벽 기침이 끊이질 않으셨는데, 정작 본인은 "원래 기관지가 약해서"라고만 하셨습니다. 그 말이 얼마나 위험한 오해였는지, 폐렴 판정을 받고 나서야 온 가족이 실감했습니다.

천식의 위험성, 가볍게 보면 폐렴까지 간다
천식은 기도 과민성(Airway Hyperresponsiveness) 질환입니다. 여기서 기도 과민성이란, 정상인이라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을 자극—찬 공기, 먼지, 담배 연기—에도 기관지가 과도하게 수축하고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상태를 말합니다. 문제는 이 반응이 '발작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증상이 없는 날에는 환자 본인조차 심각성을 잊어버린다는 것입니다.
이모부님이 딱 그런 경우였습니다. 50대 초반에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하면서 거래처 사람들과 술자리가 잦아졌고, 담배도 다시 피우기 시작하셨습니다. 담배 연기가 자욱한 공간에서 밤늦게까지 회식을 반복하신 지 채 1년도 안 되어 기침이 걷잡을 수 없게 되었고, 급기야 기침마다 가슴에 통증이 왔습니다. 그때까지도 이모부님은 "사업상 어쩔 수 없다"고 하셨는데, 솔직히 그 말이 저는 지금도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병원에서 받은 진단은 폐렴이었습니다. 천식이 방치된 상태에서 담배 연기가 기관지 점막을 직접 파괴하고, 거기에 세균 감염이 겹친 결과였습니다. 1년 가까운 입원과 통원치료 끝에 겨우 위기를 넘기셨는데, 지금 생각해도 아찔합니다.
의학적으로도 이 과정은 명확하게 설명됩니다. 천식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기도 개조(Airway Remodeling)가 진행됩니다. 기도 개조란 만성 염증이 지속되면서 기관지 벽이 두꺼워지고 섬유화가 일어나는 현상으로, 쉽게 말해 기관지에 돌이키기 어려운 흉터가 생기는 것입니다. 이 단계에 접어들면 아무리 약을 써도 기도가 예전처럼 넓어지지 않는 영구적 폐 기능 저하로 이어집니다(출처: 미국흉부학회(ATS)).
고혈압이 당장 아프지 않다고 방치하면 어느 날 뇌출혈로 쓰러지듯, 천식도 '좀 불편할 뿐'이라는 생각이 가장 위험한 오해입니다. 증상이 없는 날이 오히려 경계를 늦추는 함정이 됩니다. 이모부님 사례가 제게 그 사실을 가장 강렬하게 각인시킨 경험이었습니다.
● 천명음(Wheezing): 숨을 쉴 때 기관지가 좁아져 쌕쌕거리거나 휘파람 소리가 나는 증상. 특히 밤이나 새벽에 심해지면 천식 가능성이 높습니다.
● 급성 천식 발작: 기도가 극도로 수축해 산소 공급이 차단되는 응급 상태. 대처가 늦으면 의식 불명 및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기도 개조(Airway Remodeling): 만성 염증의 최종 결과로, 약으로도 되돌릴 수 없는 영구적 기관지 손상이 남는 상태입니다.
담배 연기·미세먼지: 기관지 점막을 직접 파괴하는 가장 강력한 악화 인자. 천식 환자에게는 일반인의 몇 배에 달하는 타격을 줍니다.
천식 관리법과 기관지에 좋은 음식
천식 치료의 핵심은 흡입 스테로이드(Inhaled Corticosteroid, ICS)입니다. 여기서 흡입 스테로이드란, 기관지 내부에 직접 스테로이드 성분을 분사해 염증 자체를 억제하는 질병 조절제를 말합니다. 많은 분들이 "스테로이드는 부작용이 크다"고 걱정하시는데, 흡입 방식은 전신으로 흡수되는 양이 극히 적어 경구 복용과는 전혀 다릅니다. 제가 이 차이를 제대로 이해하게 된 건 이모부님이 입원 치료를 받으면서 담당 의사 선생님 설명을 옆에서 들었을 때였습니다.
흡입 스테로이드는 증상이 없는 날에도 매일 사용해야 합니다. 반면 속효성 베타2 항진제(Short-acting Beta2 Agonist, SABA)는 급성 발작이 왔을 때 기도를 즉시 넓혀주는 응급용 흡입기입니다. 쉽게 말해 전자는 '매일 먹는 혈압약', 후자는 '응급실에서 쓰는 혈압강하 주사' 같은 관계입니다. 이 둘을 혼동해서 발작 때만 흡입기를 쓰는 분들이 많은데, 그러면 염증은 계속 쌓입니다(출처: 세계천식기구(GINA)).
일상 관리에서 제가 이모 덕분에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이 도라지와 더덕의 효능입니다. 이모는 봄가을이면 직접 도라지를 캐다 말려 가루를 내고 청을 담그셨는데, 당시엔 그냥 민간요법이라 생각했습니다. 알고 보니 도라지와 더덕에는 사포닌 성분이 풍부해 기관지 점액 분비를 촉진하고 염증을 완화하는 작용이 실제로 보고되어 있었습니다. 이모부님이 그나마 오랫동안 천식 하나로 버텨오실 수 있었던 데엔 이모의 공이 컸다고 저는 지금도 생각합니다.
음식 관리도 빠뜨릴 수 없습니다. 생강과 강황의 진저롤(Gingerol)과 커큐민(Curcumin)은 기도의 알레르기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항염증 성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저롤이란 생강의 매운맛을 내는 주성분으로, 염증을 촉진하는 사이토카인 분비를 줄이는 역할을 합니다. 브로콜리와 양배추에 풍부한 설포라판(Sulforaphane) 역시 폐 속 유해 물질 배출을 돕는 항산화 물질로, 식탁에서 챙길 수 있는 현실적인 선택지입니다.
물 섭취도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하루 1.5~2L의 미지근한 물을 꾸준히 마시면 기관지 점막이 촉촉하게 유지되어 이물질 배출이 원활해집니다. 이건 어떤 영양제보다 실천하기 쉬우면서도 효과가 명확한 방법이라고 제 경험상 느끼고 있습니다. 외출 시 목도리와 마스크로 찬 공기를 막는 것, 침구류를 60℃ 이상 온수로 세탁해 집먼지진드기를 제거하는 것도 원인 물질 차단의 기본입니다.
기관지 건강에 도움이 되는 식품 정리
● 도라지 & 더덕: 사포닌 성분이 기관지 점액 분비를 돕고 염증을 완화합니다. 이모처럼 청이나 가루 형태로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 배: 루테올린(Luteolin) 성분이 기침과 가래를 줄이고 기관지 점막의 열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줍니다.
● 생강 & 강황: 진저롤과 커큐민이 알레르기성 기도 염증 반응을 억제합니다. 따뜻하게 끓여 마시면 더 좋습니다.
● 브로콜리 & 양배추: 설포라판이 풍부해 폐의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고 유해 물질 배출을 촉진합니다.
● 미지근한 물(하루 1.5~2L): 가장 쉽고 효과적인 기관지 점막 보호 방법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천식이 있는데 증상이 없으면 흡입기를 안 써도 되나요?
A. 증상이 없어도 기관지 안의 염증은 계속 진행 중일 수 있습니다. 질병 조절제인 흡입 스테로이드(ICS)는 증상 유무와 무관하게 매일 사용해야 하며, 이를 중단하면 기도 개조가 진행되어 나중에 약효가 듣지 않는 상태로 악화될 수 있습니다. 세계천식기구(GINA)도 이 원칙을 핵심 권고사항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Q. 천식 환자가 담배를 피우면 얼마나 위험한가요?
A. 담배 연기는 기관지 점막을 직접적으로 파괴하는 가장 강력한 천식 악화 인자입니다. 제가 직접 목격한 이모부님의 사례처럼, 기존에 천식이 있는 상태에서 흡연이 더해지면 1년 이내에 폐렴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간접흡연 역시 마찬가지로, 담배 연기가 자욱한 공간에 반복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심각한 발작과 폐 손상이 올 수 있습니다.
Q. 도라지나 배 같은 음식이 천식에 진짜 효과가 있나요?
A. 도라지의 사포닌, 배의 루테올린은 기관지 점막 보호와 항염증 작용이 문헌으로 보고된 성분입니다. 다만 이는 약물 치료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조하는 역할입니다. 이모부님이 오랫동안 비교적 안정적으로 지내실 수 있었던 데는 이모가 꾸준히 챙겨드린 도라지청이 분명 역할을 했다고 제 경험상 생각하지만, 흡입 스테로이드 같은 핵심 약물과 병행했을 때 의미가 있습니다.
Q. 천식과 폐렴은 어떻게 연결되나요?
A. 천식으로 기관지 점막이 만성적으로 손상되면 외부 세균과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 기능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여기에 흡연이나 극심한 스트레스, 피로가 겹치면 세균성 폐렴으로 진행될 위험이 크게 높아집니다. 방치된 천식이 단순한 호흡기 불편함을 넘어 입원 치료가 필요한 중증 감염으로 이어지는 경로가 바로 이것입니다.
결론
이모부님의 사례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제가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질병의 위험은 고통의 강도와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천식, 고혈압, 당뇨처럼 일상에서 크게 불편하지 않아 보이는 병일수록 오히려 방치되기 쉽고, 그 방치의 대가는 어느 날 갑자기 치명적으로 청구됩니다.
천식은 단기 치료로 끝나는 질환이 아닙니다. 흡입 스테로이드를 꾸준히 사용하고, 담배와 미세먼지를 피하고, 도라지나 생강 같은 항염증 식품을 식탁에 올리는 작고 꾸준한 관리가 기도 개조와 폐렴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막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천식 흡입기 사용법이나 급성 발작 시 응급처치 순서도 미리 숙지해 두시길 권합니다.
참고: 미국흉부학회 (ATS, American Thoracic Society) https://www.thoracic.org
세계천식기구 (GINA, Global Initiative for Asthma) https://ginasthma.org
윌리엄 리 지음, 신동숙 옮김, 『먹어서 병을 이기는 법』, 흐름출판, 2020
나카무라 테이지 지음, 주성윤 옮김, 『식사로 병을 고치는 책』, 일원서각, 19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