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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고 한 달 만에 알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아내의 수축기 혈압이 78mmHg, 이완기 혈압이 52mmHg라는 것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수축기 혈압 90mmHg 미만, 이완기 혈압 60mmHg 미만을 저혈압이라 부르는데, 아내는 그보다도 훨씬 낮았습니다. 저혈압이라는 게 이렇게 삶 전체를 짓누를 수 있다는 걸, 저는 그때 처음 실감했습니다.

저혈압의 증상과 원인 — 왜 이렇게 힘든 걸까
아내가 저에게 한 말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중학교 때 이후로 자고 일어나서 개운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어." 처음엔 그냥 체질인가 싶었는데, 직접 겪어보니 이건 단순한 피로가 아니었습니다. 저혈압이 있으면 심장에서 뇌로 가는 혈류 자체가 만성적으로 부족해지기 때문에, 항상 몸이 무겁고 집중이 안 되는 상태가 기본값이 됩니다.
저혈압의 원인은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주요 원인들을 보면, 크게 네 가지 흐름으로 나눌 수 있었습니다.
● 기립성 저혈압(Orthostatic Hypotension): 앉거나 누운 상태에서 갑자기 일어설 때 자율신경계 반사가 따라가지 못해 혈액이 하 체에 쏠리면서 발생합니다. 여기서 자율신경계 반사란, 우리 몸이 자세 변화에 맞게 혈압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기능을 말합니다.
● 체액 부족: 탈수, 심한 설사, 출혈 등으로 혈액량 자체가 줄어드는 경우입니다.
● 약물 영향: 고혈압약, 이뇨제, 항우울제 등이 혈압을 과도하게 낮추는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 식후 저혈압(Postprandial Hypotension): 식사 후 소화기 계통으로 혈액이 집중되면서 전신 혈압이 일시적으로 떨어지는 현상입니다.
증상도 마찬가지입니다. 어지럼증과 현기증이 가장 흔하고, 전신 무기력감과 피로, 시야가 갑자기 캄캄해지는 시야 장애, 손발이 차가워지는 수족냉증까지 나타납니다. 심할 경우 실신(Syncope), 즉 뇌로 가는 혈류가 순간적으로 끊기면서 쓰러지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제 아내도 갑자기 일어났다가 눈앞이 하얘진다는 말을 자주 했는데, 그게 바로 이 기립성 저혈압 증상이었던 겁니다.
진단 방법 중에는 기립경 검사(Tilt Table Test)라는 것도 있습니다. 특수 침대에 누운 상태에서 침대를 서서히 세우면서 혈압과 맥박 변화를 측정하는 검사인데, 자율신경계가 얼마나 제대로 반응하는지를 확인하는 데 쓰입니다. 저는 아내에게 이 검사라도 받아보자고 했지만, 아내는 이미 숙명처럼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장모님도 극심한 저혈압이었는데 60대가 넘으면서 자연스럽게 혈압이 올라 정상 범위가 됐다며, 자신도 60이 되면 괜찮아질 거라고 농담처럼 말했습니다. 그 말이 웃겼지만 동시에 마음이 좀 아팠습니다. (출처: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요약: 저혈압은 수축기 90mmHg·이완기 60mmHg 미만 상태로, 기립성 저혈압과 식후 저혈압 등 원인이 다양하며 만성 피로·어지럼증·실신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저혈압 생활관리 — 약이 없다면 삶으로 버티는 법
제가 처음 아내의 저혈압을 알고 찾아본 것 중 하나가 "약이 있는가"였습니다. 고혈압인 저는 매일 약을 먹으니까, 아내도 혈압을 올리는 약을 먹으면 되지 않나 싶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일반적인 저혈압은 특별한 기저 질환이 없는 한 약물 치료 대상이 아닙니다. 미주신경 실신이나 자율신경 장애처럼 심각한 경우에 한해 염산미도드린 같은 혈압 상승 약물을 쓰지만, 그조차도 주치의 판단 하에 제한적으로 사용됩니다. 결국 일상 관리가 전부라는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저혈압 환자에게 "운동하세요, 물 많이 드세요"라는 말이 얼마나 공허하게 들리는지, 직접 겪어보니 그제야 알았습니다. 몸이 너무 힘드니까 운동할 엄두를 못 내는 겁니다. 아내를 달래서 산책이라도 시키려고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매번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실제로 도움이 됐던 것들
자료를 뒤지고 직접 아내와 함께 해본 것들 중에서 체감이 됐던 방법들을 정리해 보면 이렇습니다. 첫 번째는 천천히 일어나기입니다. 누운 상태에서 바로 서지 않고, 앉아서 잠시 기다렸다가 일어서는 것만으로도 기립성 저혈압으로 인한 어지럼증이 확실히 줄었습니다. 두 번째는 수분 섭취입니다. 혈액량을 유지하려면 하루 1.5~2L 이상의 물이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아내는 원래 물을 잘 안 마시는 편이어서 여기서도 제가 많이 챙겼습니다. 세 번째는 식사 방식 조절입니다. 식후 저혈압을 막으려면 탄수화물 위주의 과식을 피하고 소량씩 자주 나눠 먹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음식도 무시 못 합니다. 시금치 같은 녹색 잎채소는 철분과 엽산이 풍부해서 적혈구 생성을 돕고 빈혈성 저혈압 완화에 기여합니다. 아몬드 같은 견과류는 비타민 E와 B군이 풍부해 혈액순환을 돕습니다. 그리고 특별한 기저 질환이 없다면 적절한 염분 섭취도 혈압 유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저도 처음엔 짜게 먹으면 무조건 나쁜 줄만 알았는데, 저혈압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더라고요. (출처: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하지 근력 강화도 중요합니다. 종아리와 다리 근육을 강화하면 하체에 쏠린 혈액을 심장 쪽으로 되돌려 보내는 데 유리해집니다. 이 원리를 알고 나서 저는 아내에게 압박 스타킹도 권해봤는데, 처음엔 불편하다고 안 하더니 나중에는 외출할 때 챙기더라고요. 제 경험상 이건 작은 변화 같아도 실제 효과가 체감될 만큼 분명히 있었습니다.
요약: 저혈압은 대부분 약 대신 생활관리가 핵심으로, 천천히 일어나기·충분한 수분 섭취·소량씩 나눠 먹기·하체 근력 운동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저혈압은 수축기 혈압이 얼마 이하일 때 해당하나요?
A. 일반적으로 수축기 혈압 90mmHg 미만, 이완기 혈압 60mmHg 미만인 상태를 저혈압으로 봅니다. 제 아내는 수축기 78mmHg, 이완기 52mmHg였는데, 이 정도면 일상생활이 상당히 힘들 수밖에 없는 수치입니다.
Q. 저혈압은 치료할 수 있는 약이 없나요?
A. 기저 질환이 없는 만성 저혈압은 대부분 약물 치료 대상이 아닙니다. 미주신경 실신이나 자율신경 장애 같은 심각한 경우에 한해 염산미도드린 같은 약물을 쓰지만, 일반적인 저혈압이라면 생활 습관 교정이 우선입니다. 저도 이 사실을 알고 나서 꽤 허탈했습니다.
Q. 저혈압인데 일어설 때마다 어지러워요. 왜 그런 건가요?
A. 기립성 저혈압 때문입니다. 자세가 바뀔 때 자율신경계가 혈압을 빠르게 조절하지 못해 혈액이 하체로 쏠리면서 뇌 혈류가 순간적으로 줄어드는 현상입니다. 앉은 상태에서 잠시 기다렸다가 천천히 일어서는 것만으로도 증상을 많이 줄일 수 있습니다.
Q. 저혈압에 좋은 음식이 따로 있나요?
A. 수분 섭취가 가장 기본입니다. 여기에 철분과 엽산이 풍부한 시금치 같은 녹색 잎채소, 비타민 B·E가 든 아몬드와 견과류, 단백질과 마그네슘이 풍부한 콩·두부 등이 도움이 됩니다. 특별한 질환이 없다면 너무 싱겁게 먹지 않는 것도 혈압 유지에 실질적으로 유리합니다.
Q. 저혈압 환자 주변에 있는 사람은 어떻게 대하면 좋을까요?
A. 제가 아내를 통해 느낀 건, 환자 취급을 하거나 여러 면에서 열외시키는 게 오히려 더 큰 상실감을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혈압인 분들은 행동이 조금 느리고 피로를 좀 더 빨리 느낄 뿐, 그 외에는 지극히 정상입니다. 조금만 이해하고 속도를 맞춰주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결론
저혈압을 가진 사람 곁에 있어보지 않으면 이게 얼마나 일상을 갉아먹는지 잘 모릅니다. 저도 고혈압 약을 매일 먹으면서도, 아내의 저혈압이 어떤 건지는 결혼하고 나서야 제대로 알았습니다. 겉으로 보면 아파 보이지도 않는데, 정작 본인은 하루하루가 버티는 것처럼 느껴지는 상태가 저혈압입니다.
약이 없다는 사실이 처음엔 막막했지만, 결국 생활 자체를 조금씩 바꾸는 것 말고 방법이 없더라고요. 천천히 일어서고, 물을 챙겨 마시고, 하체 근력을 키우는 것. 작은 것 같아도 꾸준히 하면 체감이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변의 이해와 배려가 함께할 때 그 변화가 더 쉬워집니다. 저혈압으로 힘드신 분이라면, 오늘부터 딱 한 가지만 바꿔보시길 권합니다. 일어서기 전에 잠깐 앉아서 기다리는 것부터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참고: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저혈압 질환 정보) https://health.kdca.go.kr
서울아산병원 건강정보 (질환백과 및 식사요법) https://www.amc.seoul.kr/asan/healthinfo/main/healthInfoMain.do
닥터나우 건강콘텐츠 https://doctornow.co.kr/content/magazine
송숙자, 최선혜 지음, 『음식으로 병을 고친다』, 시조사,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