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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목이 아닌 손끝이 따가울 때, 그게 목 문제일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2017년, 대학원에서 북한학을 공부하며 밤새 컴퓨터 앞에 엎드려 자던 그 시절, 저는 손끝 통증을 무려 2년 넘게 엉뚱한 병명으로 치료하고 있었습니다. 경추 추간판 탈출증, 즉 목디스크는 이렇게 전혀 엉뚱한 곳에서 신호를 보내기도 합니다.

손끝이 따가운데 왜 목 얘기를 합니까?
제가 처음 손끝 증상을 느꼈을 때 동네 통증의학과에서는 방아쇠수지라는 진단을 내렸습니다. 방아쇠수지란 손가락 힘줄에 염증이 생겨 손가락이 방아쇠를 당기듯 걸리거나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1년을 그 약을 먹었지만 상태는 오히려 나빠졌고, 여의도성모병원에서는 이번엔 손목터널증후군이라고 했습니다. 손목터널증후군이란 손목 내부의 좁은 통로인 수근관이 좁아져 정중신경이 눌리는 질환으로, 손 저림과 감각 이상이 주요 증상입니다. 또다시 1년을 치료했지만 저는 하루하루 번아웃될 정도로 악화되고 있었습니다.
결국 도수치료사의 권유로 찾아간 부천 예손병원에서 척추 MRI 검사를 했더니, 경추 4-5번 사이 디스크가 심하게 손상된 상태였습니다. 경추 추간판 탈출증이란 경추 뼈 사이의 디스크가 제자리를 벗어나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입니다. 목에서 뻗어 나오는 신경이 어디를 누르느냐에 따라 어깨, 팔, 심지어 손가락 끝까지 전기가 통하듯 찌릿하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방사통이 나타납니다. 제 경우엔 바로 이 방사통이 손끝 따가움으로 표현된 것이었습니다. 대학병원 두 곳에서도 잡아내지 못한 원인이 MRI 한 장으로 드러난 순간이었습니다.
목디스크의 증상이 꼭 "목이 아프다"는 형태로만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 이게 제가 2년을 허비하고 나서야 배운 사실입니다. 악력이 떨어져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거나, 손가락 감각이 둔해지거나, 심한 경우 걸음걸이가 비틀거리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는 디스크가 척수 자체를 압박하는 경추 척수증일 수 있어 즉시 진료가 필요합니다.
요약 : 목디스크의 방사통은 손끝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어 오진 위험이 크므로, 손 저림·악력 저하가 지속되면 경추 MRI 검사를 먼저 고려해야 합니다.
목디스크 수술보다 재활을 권한 의사, 그 말이 맞았습니까?
정확한 진단을 받고 나서 저는 시술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한 번의 시술로 완쾌되지는 않았습니다. 담당 의사는 수술보다 꾸준한 재활운동을 권했고, 저는 솔직히 그 말이 당장은 납득이 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고통스러운데 운동으로 나아지겠느냐 싶었습니다.
목디스크 환자의 90% 이상은 수술 없이 보존적 치료로 증상이 호전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출처: AO Spine International). 보존적 치료에는 소염진통제나 근육이완제 같은 약물 치료, 견인 치료와 열전기 치료를 포함한 물리치료, 그리고 신경차단술이 포함됩니다. 신경차단술이란 C-arm이라고 불리는 엑스레이 장비를 통해 신경 염증 부위에 직접 약물을 주입하여 통증을 줄이는 시술입니다. 제가 받은 것이 바로 이 시술이었습니다.
물론 3개월 이상 보존적 치료에도 반응이 없거나 마비 증상이 심각할 경우에는 미세신경절제술이나 인공디스크 치환술을 검토하게 됩니다. 미세신경절제술이란 현미경이나 내시경을 이용해 신경을 압박하는 디스크 조각을 최소 절개로 제거하는 수술 방식입니다. 다행히 저는 그 단계까지 가지 않았고, 의사의 말대로 재활운동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요약: 목디스크 치료는 수술보다 신경차단술·물리치료 등 보존적 방법이 먼저이며, 90% 이상의 환자가 이 단계에서 호전을 경험합니다.
6년을 버티게 해 준 재활운동, 무엇이 달랐습니까
시술 후 6년이 지난 지금, 완쾌라고는 할 수 없지만 제 몸 상태는 시술 직후보다 오히려 나아졌습니다. 헬스를 통해 전반적인 체력도 올라갔고, 손끝이 따가워 타자를 치지 못하던 그 시절과는 비교가 안 됩니다. 제가 꾸준히 해온 운동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맥켄지 신전 운동: 가슴을 펴고 어깨를 뒤로 젖힌 상태에서 고개를 천천히 하늘 쪽으로 넘기는 동작입니다. 경추의 C자 커브를 회복시키는 데 핵심적인 운동으로, 저는 아침저녁으로 빠짐없이 했습니다.
● 턱 당기기(Chin-Tuck): 시선을 정면에 고정한 채 턱을 뒤로 살짝 밀어 넣는 동작입니다. 쉽게 말해 턱을 이중턱처럼 만드는 자세인데, 경 추 주변 심부 근육을 잡아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 견갑골 모으기: 양 팔꿈치를 구부려 몸 옆에 붙이고 날개뼈를 서로 붙인다는 느낌으로 어깨를 뒤로 모아주는 동작입니다. 어깨와 목이 뭉칠 때마다 이 스트레칭이 가장 즉각적인 도움이 됐습니다.
반대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동작도 있습니다.
목을 360도로 돌리는 스트레칭이나 고개를 과도하게 앞으로 숙이는 동작, 무거운 중량의 숄더 프레스는 디스크 파열 위험을 높이므로 삼가야 합니다. 제가 직접 해봤는데, 조금이라도 무리가 가는 동작을 하고 나면 그다음 날 어김없이 손 저림이 심해졌습니다. 몸이 바로 신호를 보내더군요.
생활 습관도 중요합니다. 모니터 높이를 눈높이에 맞추는 것, 베개 높이를 6~8cm로 유지해 경추 C자 곡선을 지켜주는 것, 이 두 가지만 지켜도 증상 악화를 상당히 막을 수 있었습니다.
요약: 맥켄지 신전 운동·턱 당기기·견갑골 모으기를 꾸준히 병행하고, 목을 과도하게 굴곡·회전시키는 동작은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먹는 것도 치료입니까, 목 건강에 좋다는 식품들
디스크 자체를 직접 재생시키는 음식은 없습니다. 이 점은 분명히 해두고 싶습니다. 그러나 뼈 건강을 지키고 신경 회복을 돕고 염증을 줄이는 영양소의 역할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여러 자료를 살펴보니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영양소들이 있었습니다(출처: NHS England - Eat Well).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등푸른 생선, 즉 고등어나 연어는 디스크 주변 신경의 염증 반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오메가-3란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아 반드시 음식으로 섭취해야 하는 필수지방산으로, 염증 억제 효과로 잘 알려진 성분입니다. 견과류와 아보카도도 같은 계열의 항염증 식품입니다.
칼슘과 비타민 D는 경추 뼈의 골밀도를 유지하는 데 필수입니다. 우유, 두부, 멸치가 칼슘 공급원이라면, 계란 노른자와 햇빛 노출은 비타민 D를 채우는 방법입니다. 비타민 B12는 손상된 신경 세포의 회복을 돕는 영양소로, 조개류·굴·육류에 풍부합니다. 제 경우엔 식단을 크게 바꾸기보다 고등어와 멸치 섭취를 늘리는 정도에서 시작했는데, 그것만으로도 꽤 관리가 됐습니다.
사골이나 블루베리처럼 콜라겐과 항산화 성분이 들어간 식품도 디스크의 수분 유지와 결합조직 강화에 기여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윌리엄 리의 『먹어서 병을 이기는 법』에서도 항산화 식품이 세포 손상 방지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고 있는데, 목디스크처럼 만성 염증이 관여하는 질환에서 식이 관리가 보조적 역할을 한다는 맥락과 맞닿아 있다고 봅니다.
요약: 오메가-3(등푸른 생선), 칼슘·비타민 D(멸치·계란), 비타민 B12(조개류)를 꾸준히 섭취하면 경추 뼈와 신경 회복에 보조적인 도움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손 저림이 있는데 목디스크인지 손목터널증후군인지 어떻게 구별합니까?
A. 저도 이 두 가지를 혼동해서 2년을 허비한 경험이 있습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주로 엄지·검지·중지 쪽에 집중되고 손목을 굽혔을 때 악화되는 경향이 있는 반면, 목디스크로 인한 방사통은 눌린 신경 위치에 따라 특정 손가락이나 팔 전체에 퍼지는 패턴을 보입니다. 정확한 감별을 위해서는 경추 MRI 검사가 가장 확실합니다.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꼭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Q. 목디스크 재활운동은 매일 해야 합니까, 쉬어가면서 해야 합니까?
A. 제 경험상 매일 하되 통증이 없는 범위 안에서 해야 효과가 있었습니다. 맥켄지 신전 운동이나 턱 당기기처럼 강도가 낮은 운동은 아침저녁으로 꾸준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운동 후 방사통이나 저림이 심해진다면 즉시 멈추고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Q. 의사마다 진단이 다른데, 어느 병원을 믿어야 합니까?
A. 저도 대학병원 포함 두 곳에서 오진을 경험했기에 이 질문이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치료를 받고 있음에도 3개월 이상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같은 증상을 전문으로 다루는 병원에서 MRI 등 영상 검사를 다시 받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의사를 믿되, 치료 경과가 예상과 다를 때는 다른 전문의의 의견을 구하는 것이 환자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입니다.
Q. 목디스크인데 헬스를 해도 됩니까?
A. 제가 직접 해봤는데, 경추에 부담이 가는 동작만 피하면 오히려 전신 근력이 올라가면서 회복에 도움이 됐습니다. 숄더 프레스처럼 경추에 수직 압박을 주는 운동이나 목을 과도하게 쓰는 동작은 피하고, 하체·코어 위주의 운동부터 시작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시작 전에 담당 의사나 물리치료사와 상의하는 것을 권합니다.
결론
\목디스크는 '목이 아픈 병'이라는 틀로만 이해하면 오진의 함정에 빠질 수 있습니다. 저처럼 손끝 따가움 하나로 시작된 증상이 2년 넘는 오진의 시간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의사를 신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치료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때 다른 전문의에게 확인을 구하는 것은 무례한 행동이 아니라 자신을 지키는 현명한 선택입니다.
시술 후 6년이 지난 지금, 저는 매일 신전 운동을 하고 고등어를 자주 먹으며 모니터 높이를 눈높이에 맞춰 두고 있습니다. 완치는 아니지만 관리하며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는 쪽이 정확한 표현입니다. 만약 지금 손 저림이나 팔 방사통으로 고민 중이라면, 경추 MRI부터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그게 가장 빠른 길일 수 있습니다.
참고: 윌리엄 리 지음, 신동숙 옮김, 『먹어서 병을 이기는 법』, 흐름출판, 2020 / 나카무라 테이지 지음, 주성윤 옮김, 『식사로 병을 고치는 책』, 일원서각, 1993 / 송숙자·최선혜 지음, 『음식으로 병을 고친다』, 시조사, 2011 / 김우진·조갑제 지음, 『병을 고치는 음식 이야기』, 동아시아,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