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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석증 환자의 60~80%는 증상 없이 지내다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됩니다. 저는 맹형에게서 누나가 입원했다는 연락을 받고 나서야 이 숫자가 얼마나 무서운 통계인지 실감했습니다. 아무도 없는 집에서 홀로 극심한 통증을 버텼다는 누나의 말이 지금도 마음에 걸립니다.

담석증은 왜 생기는가 — 원인을 직접 확인하다
담석증(Cholelithiasis)은 담즙 속 성분이 결정화되어 담낭이나 담관에 돌처럼 굳어 쌓이는 질환입니다. 여기서 담낭이란 간 아래쪽에 붙어 있는 주머니 모양의 기관으로, 음식이 들어오면 담즙을 짜내 지방 소화를 돕는 역할을 합니다.
일반적으로 담석증은 기름진 음식을 즐기는 사람에게 생긴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절반만 맞는 말이었습니다. 누나의 경우는 오히려 반대였습니다. 신앙생활의 일환으로 잦은 금식 기도를 해왔는데, 주치의가 진찰 결과를 설명하면서 장기간 금식이 담낭 운동성을 저하시켜 담즙을 정체시킨다고 짚어줬습니다. 콜레스테롤 수치도 높았다고 했습니다.
콜레스테롤 담석이 형성되는 핵심 메커니즘은 이렇습니다. 담즙 내 콜레스테롤 농도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결정 형태로 석출되기 시작합니다. 여기에 담낭이 제때 수축하지 못해 담즙이 고여 있으면 그 결정이 점점 뭉쳐 돌이 됩니다. 고지방 식습관, 비만, 급격한 체중 감량, 여성호르몬 등이 콜레스테롤 담석의 주요 위험 인자로 꼽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색소성 담석은 조금 다릅니다. 간경변증이나 용혈성 질환, 세균 감염으로 빌리루빈 불균형이 생겼을 때 만들어집니다. 빌리루빈이란 적혈구가 분해될 때 나오는 노란색 색소로, 농도가 높아지면 침전되어 돌을 형성합니다. 누나는 콜레스테롤 담석으로 진단받았지만, 담석의 종류가 다르면 원인도 치료 접근도 달라집니다.
요약: 담석증의 주요 원인은 콜레스테롤 과다와 담낭 운동성 저하이며, 잦은 금식도 담즙 정체를 유발해 담석 형성을 촉진할 수 있다.
담석증 증상 — 조용히 커지다 갑자기 터진다
담석증을 가진 사람의 60~80%는 별다른 증상이 없습니다(출처: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그러다 담석이 담낭 출구를 막는 순간 담도 산통(Cholecystalgia)이 시작됩니다. 담도 산통이란 담즙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담낭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발생하는 심한 경련성 통증입니다. 단순한 복통과는 차원이 달라서, 참을 수 없는 통증이 우상복부나 명치에 집중되고 오른쪽 어깨나 등 뒤까지 방사되기도 합니다.
누나의 경우도 정확히 그랬습니다. 밤중에 갑자기 오른쪽 위 배가 너무 아프고 구역질이 나는데, 혼자 있으니 너무 무서웠다고 했습니다. 기름진 음식을 먹은 후 밤이나 새벽에 잘 발생한다는 게 이 통증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그냥 소화불량이나 위염으로 넘어가는 경우도 있는데, 복부 팽만감과 구토, 오심이 반복된다면 담석증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게 좋습니다. 특히 황달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미 담낭염이나 담관염으로 진행된 것일 수 있습니다. 황달이란 담즙이 정상적으로 배출되지 못해 빌리루빈이 혈액에 쌓이면서 눈 흰자위나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현상입니다. 이 단계에선 발열과 오한까지 동반될 수 있어 즉각적인 진료가 필요합니다.
● 우상복부 또는 명치의 심한 경련성 통증 (주로 야간)
● 오른쪽 어깨·등으로 퍼지는 방사통
● 복부 팽만, 소화불량, 구토, 오심
● 진행 시: 발열, 오한, 황달 (눈·피부 노란색)
요약: 담석증의 80% 가까이는 무증상이지만, 담도 산통이 시작되면 극심한 통증이 갑작스럽게 나타나고, 황달·발열까지 진행되면 즉시 진료가 필요하다.
진단과 수술 — 복강경 담낭절제술로 5일 만에 퇴원
담석증 진단의 1차 검사는 복부 초음파(US)입니다. 정확도가 95% 이상이고 방사선 노출이 없는 비침습적 검사라서 가장 먼저 시행합니다. 누나도 입원 당일 초음파로 담석을 확인했습니다.
담관 쪽에 담석이 의심되거나 합병증 동반 여부를 확인해야 할 때는 복부 CT나 MRCP(자기공명담췌관조영술)를 추가로 시행합니다. MRCP란 MRI 기술을 이용해 담관과 췌관의 구조를 방사선 없이 정밀하게 촬영하는 검사입니다. 담관 내 담석이 확인되면 내시경 역행 담췌관 조영술(ERCP)을 통해 진단과 동시에 돌을 제거하기도 합니다(출처: 서울대학교병원 N의학정보).
누나는 증상이 있는 담석으로 진단되어 복강경 담낭절제술을 받았습니다. 복강경 담낭절제술이란 배에 작은 구멍 몇 개를 뚫어 카메라와 기구를 넣고 담낭 전체를 제거하는 수술 방식으로, 현재 담석증의 표준 치료법입니다. 개복 수술과 달리 회복이 빠르고 흉터가 작아 누나도 수술 후 5일 만에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무증상 담석은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담석 크기가 3cm 이상이거나 담낭벽에 이상 소견이 있는 경우에는 무증상이어도 수술을 권장합니다. 콜레스테롤 담석이 작고 증상이 경미하다면 담즙산 제제인 UDCA(우르소데옥시콜산)를 장기 복용해 담석을 녹이는 비수술적 치료를 시도하기도 하지만, 적용 범위가 제한적이고 재발률이 있어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요약: 담석증 진단은 복부 초음파가 기본이며, 증상이 있는 경우 복강경 담낭절제술이 표준 치료로 회복이 빠르다.
수술 후 관리 — 냉장고 청소부터 시작한 누나의 변화
퇴원 당일 주치의가 누나에게 한 말이 지금도 기억납니다. "식생활 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담석은 언제든 다시 생길 수 있습니다." 담낭은 제거했지만, 담석이 만들어지는 환경 자체를 바꾸지 않으면 이번엔 담관에 담석이 생길 수 있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날 집에 돌아온 누나가 제일 먼저 한 일이 냉장고 청소였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보면서 사람이 변하려면 직접 몸으로 경험해봐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담석증 사후 관리에서 핵심은 담즙이 담낭 안에서 정체되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담낭을 제거한 이후에도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은 담관을 통해 계속 흐릅니다. 규칙적인 식사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식사를 거르거나 금식을 반복하면 담즙이 오래 고여 농축되고, 이것이 또 다른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누나의 식단 변화를 지켜보면서 정리한 것들입니다. 먹어도 되는 것과 피해야 할 것의 경계가 생각보다 명확했습니다.
추천 식품으로는 귀리, 현미 같은 통곡물과 사과, 브로콜리 같은 채소·과일이 있습니다. 고섬유질 식품은 장내 담즙산 배출을 도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효과적입니다. 올리브유, 견과류, 등 푸른 생선에 풍부한 불포화지방산도 담낭의 적절한 수축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두부나 콩류 같은 식물성 단백질은 동물성 포화지방 섭취를 줄이는 좋은 대안이 됩니다.
반대로 피해야 할 식품은 아래와 같습니다.
삼겹살, 갈비, 가공육 등 기름진 육류
버터, 치즈, 크림 등 고지방 유제품
튀김류, 패스트푸드
정제 탄수화물 및 고당분 식품
40대 이후 체중,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관리하라는 말은 누구나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왔을 겁니다. 그러나 당장 몸이 아프지 않으면 자꾸 미루게 됩니다. 솔직히 이건 저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누나의 입원을 보고 나서야 제 자신의 콜레스테롤 수치부터 다시 확인해 봤으니까요. 질병을 안고 오래 사는 것은 장수가 아니라 고통입니다. 이런 분들이 주변에 생각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이번에 실감했습니다.
요약: 담낭 절제 후에도 콜레스테롤 관리와 규칙적인 식사는 필수이며, 고섬유질·불포화지방산 중심의 식단으로 재발 위험을 줄여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Q. 담석증인데 수술 꼭 해야 하나요, 약으로 녹일 수 없나요?
A. 담즙산 제제인 UDCA로 담석을 녹이는 비수술적 치료가 있긴 합니다. 그런데 이건 크기가 작고 순수 콜레스테롤로만 이루어진 담석에 한정되며, 장기 복용이 필요하고 중단하면 재발 가능성도 있습니다. 증상이 이미 나타난 경우라면 대한소화기학회 진료 권고안에서도 복강경 담낭절제술을 표준 치료로 권장하고 있습니다. 약물 치료를 선택할 수 있는 경우는 생각보다 제한적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시는 게 좋습니다.
Q. 담낭을 아예 제거하면 소화에 문제가 생기지 않나요?
A. 담낭 제거 후 초기에는 지방 소화가 다소 불편할 수 있습니다. 담낭이 없으면 담즙을 저장했다가 한꺼번에 분비하는 기능이 사라져,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이 소량씩 지속적으로 흘러내리는 방식으로 바뀌기 때문입니다. 제가 직접 누나를 지켜본 경험상 수술 직후 몇 주간은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설사나 묽은 변을 볼 수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대부분 적응했습니다. 과도한 고지방 식사만 피하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Q. 금식 기도가 담석에 영향을 줄 수 있나요?
A. 일반적으로 금식은 건강에 이롭다는 인식이 있지만, 담석 측면에서는 다르게 봐야 합니다. 장기간 금식을 하면 담낭이 수축할 자극이 없어 담즙이 그대로 고이고, 이 농축된 담즙이 결정화되어 담석 형성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누나의 주치의도 잦은 금식이 담낭 운동성 저하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종교적 이유로 금식을 하더라도 주기와 방식에 대해 전문의와 상담해 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Q. 담석증은 유전되나요?
A. 담석증 자체가 직접 유전되는 건 아니지만, 콜레스테롤 대사에 관여하는 유전적 소인이 담석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가족 중에 담석증 환자가 있다면 나머지 가족들도 콜레스테롤 수치 관리와 정기 복부 초음파 검사를 통해 선제적으로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제 경우에도 누나의 진단 이후 제 검진 항목을 다시 점검해 봤습니다.
결론
담석증은 조용히 자라다 어느 날 갑자기 극심한 통증으로 존재를 알립니다. 누나의 경우가 딱 그랬습니다.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오래 방치하고, 거기에 잦은 금식까지 더해지면서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담석을 키워온 셈이었습니다. 수술이 잘 끝나서 다행이었지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이렇게 가까이에서 담석증 환자를 보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40대 이후 체중,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관리는 선택이 아닙니다. 당장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미루다가,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병원 신세를 지는 경우를 주변에서 너무 많이 봤습니다. 정기 복부 초음파 검사와 콜레스테롤 수치 확인부터 한 번 챙겨보시길 권합니다. 냉장고 청소를 시작한 누나처럼, 변화는 작은 것부터입니다.
참고: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health.kdca.go.kr
서울대학교병원 N의학정보 www.snuh.org
대한소화기학회 www.gastrokorea.org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www.amc.seoul.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