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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62세에 쓰러지셨고, 형님이 55세에 쓰러지셨습니다. 저는 그 장면들을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입니다. 뇌졸중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집 이야기였기에, 저는 40대부터 혈압계를 곁에 두고 살았습니다. 혹시 가족 중에 뇌혈관 질환을 겪은 분이 계신가요? 그렇다면 이 글이 남다르게 읽히실 겁니다.

골든타임, 그 몇 분이 평생을 바꿉니다
형님이 쓰러지셨다는 연락을 받던 날을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공직에 계시다가 55세에 갑자기 쓰러지셨는데, 다행히 주변에 사람이 있어 빠르게 병원으로 옮길 수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형님은 완치에 가까운 회복을 하셨는데, 의사 선생님이 "조금만 늦었어도 달라졌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이 제 머릿속에 선명하게 박혀 있습니다.
뇌졸중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이 바로 골든타임입니다.
뇌경색(허혈성 뇌졸중)의 경우 증상 발생 후 4.5시간 이내에 혈전용해제(tPA)를 투여해야 합니다. 여기서 혈전용해제(tPA)란 혈관을 막고 있는 혈전, 즉 굳은 혈액 덩어리를 녹여 혈류를 빠르게 회복시키는 약물입니다. 이 시간을 놓치면 약물 대신 혈전회수술이라는 시술을 통해 혈전을 직접 제거해야 하는데, 이미 뇌세포 손상이 진행된 뒤라 회복의 폭이 달라집니다.
뇌출혈(출혈성 뇌졸중)은 상황이 조금 다릅니다.
혈관이 터진 경우이므로 혈압 조절과 뇌압 감소가 우선입니다. 여기서 뇌압이란 두개골 안쪽의 압력을 말하는데, 출혈이 생기면 이 압력이 급격히 오르면서 멀쩡한 뇌 조직까지 손상시킵니다. 상황에 따라 뇌실외드레인이나 혈종 제거술, 코일색전술 같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고, 초기 급성기 사망률도 뇌경색에 비해 높습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뇌졸중 앞에서 "설마"라는 말이 가장 위험합니다. 아버지는 골든타임을 놓치셨고, 결국 왼쪽 하반신 불편함을 안고 10여 년을 사셨습니다. 형님은 골든타임 안에 처치를 받으셨고 완치에 이르셨습니다. 같은 집안, 같은 질병, 전혀 다른 결과였습니다. 이 차이가 오롯이 시간에서 왔다는 사실을 저는 몸으로 압니다.
● 뇌경색: 발병 4.5시간 이내 혈전용해제(tPA) 투여 또는 혈전회수술
● 뇌출혈: 혈압·뇌압 조절, 뇌실외드레인·혈종 제거술·코일색전술 등 수술적 치료
편마비, 언어장애, 연하장애, 인지기능 저하 등 후유장해는 골든타임 내 처치 여부에 달림
증상(갑작스러운 편측 마비, 발음 이상, 시야 흐림)이 나타나면 즉시 119
요약: 뇌졸중은 골든타임 안에 처치를 받느냐가 후유장해의 크기를 결정하며, 저는 아버지와 형님의 전혀 다른 결과를 통해 그 사실을 직접 확인했습니다.
가족내력이 있다면, 혈관건강은 선택이 아닙니다
건강검진을 받을 때마다 의사 선생님이 묻습니다. "가족 중에 심혈관 질환자가 있으신가요?" 저는 매번 아버지와 형님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면 선생님은 표정이 달라지십니다. 뇌혈관 질환은 가족력, 즉 가족내력이 있을 경우 발병 위험이 일반인보다 유의미하게 높다는 것이 여러 연구에서 확인되고 있기 때문입니다(출처: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그래서 저는 63세인 지금까지 혈압약을 꾸준히 복용하면서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수치를 함께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 세 가지는 뇌혈관 질환의 최대 원인으로 꼽힙니다. 고혈압은 혈관 벽에 지속적인 압력을 가해 혈관을 약하게 만들고, 고혈당 상태가 이어지면 혈관 내벽이 손상되며, 고지혈증은 혈관 안쪽에 지방이 쌓여 혈류를 막습니다. 이 세 가지가 동시에 방치되면 뇌경색이나 뇌출혈로 이어질 위험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갑니다.
음식 관리도 빠질 수 없습니다.
제가 직접 식단을 바꿔보니 혈압 수치가 눈에 띄게 안정되었습니다. 등푸른 생선인 고등어, 연어, 삼치에 풍부한 오메가-3 지방산은 혈중 중성지방을 낮추고 혈전을 예방합니다. 시금치나 브로콜리 같은 녹색 잎채소의 엽산과 항산화 성분은 혈관 내 염증을 줄여줍니다. 여기서 항산화 성분이란 혈관 벽을 공격하는 활성산소를 중화시켜 혈관 노화를 늦추는 물질을 말합니다. 미역, 다시마 같은 해조류의 알긴산은 혈중 콜레스테롤과 노폐물 배출을 돕고, 호두나 아몬드의 불포화지방산과 비타민 E는 혈관 탄력 유지에 이롭습니다(출처: 국립보건연구원).
반면 나트륨이 많은 음식, 가공육, 튀김류는 혈압을 올리고 혈관 건강을 빠르게 약화시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처음엔 "조금쯤이야" 싶었는데, 짠 음식을 줄이고 나서 수축기 혈압이 10mmHg 가까이 내려가는 것을 직접 확인했습니다. 수치가 움직이는 걸 보고 나서야 음식의 힘을 실감했습니다.
운동도 마찬가지입니다.
주 4~5회, 하루 30분 이상 걷기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유산소 운동은 혈관 탄력성을 높이고 혈압을 낮추는 데 직접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겨울철에는 특히 갑작스러운 추위에 주의합니다. 찬 공기에 갑자기 노출되면 혈관이 급격히 수축하면서 혈압이 순간적으로 치솟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 경험상 이건 절대 대충 넘길 부분이 아닙니다.
요약: 가족내력이 있다면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수치 관리, 식단 개선,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을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 뇌혈관 질환 예방의 핵심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뇌경색과 뇌출혈은 증상이 다른가요?
A. 초기 증상은 상당히 겹칩니다. 갑작스러운 편측 마비, 발음 이상, 시야 흐림, 극심한 두통이 공통적으로 나타납니다. 뇌출혈은 벼락 치듯 심한 두통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지만, 자가 판단보다는 증상이 느껴지는 즉시 119를 부르는 것이 맞습니다. 병원에서 CT나 MRI를 찍어야 정확히 구분할 수 있습니다.
Q. 가족 중에 뇌졸중 환자가 있으면 저도 반드시 걸리나요?
A. 가족내력이 있으면 위험도가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반드시 발병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저 역시 같은 걱정을 안고 살아왔지만, 63세인 지금까지 혈압·혈당·콜레스테롤 관리와 꾸준한 운동으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위험 인자를 얼마나 잘 통제하느냐가 발병 여부를 상당 부분 결정합니다.
Q. 뇌졸중 예방에 혈압약을 꼭 먹어야 하나요?
A. 고혈압이 진단된 경우라면 의사의 처방에 따라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맞습니다. 혈압약은 일종의 혈관 보호제 역할을 하는데, 증상이 없다고 마음대로 끊으면 혈압이 다시 오르면서 혈관에 부담이 가해집니다. 저도 처음엔 약에 의존하는 게 불편했지만, 수치가 안정되는 것을 보고 나서는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Q. 뇌졸중 후 재활은 언제부터 시작하는 게 좋나요?
A. 일반적으로 급성기가 안정된 직후, 가능한 한 빨리 재활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뇌는 손상 이후에도 어느 정도 기능을 재편성하는 능력, 즉 신경가소성이 있기 때문에 초기 재활이 회복의 폭을 크게 좌우합니다. 처방받은 항응고제나 항혈소판제 복용을 병행하면서 재활을 이어가는 것이 재발 방지에도 효과적입니다.
결론
아버지는 10여 년을 불편한 몸으로 사셨고, 형님은 완치 후 지금도 건강하게 지내십니다. 그 차이가 저에게는 평생의 나침반이 되었습니다. 가족 안에 뇌혈관 질환이 자리하고 있다면, 그것은 위협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미리 대비할 수 있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특별한 이상이 없다고 건강을 당연하게 여기며 과로를 반복하고, 무절제한 음주와 흡연을 이어가는 것은 제가 보기에 가장 위험한 선택입니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는 것이고, 관리는 결심이 아니라 매일의 습관에서 만들어집니다.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식단을 조금씩 바꾸고, 하루 30분을 걷는 것. 거창하지 않습니다. 저는 그 작은 습관들이 쌓여 지금의 63세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참고: 윌리엄 리 지음, 신동숙 옮김, 『먹어서 병을 이기는 법』, 흐름출판, 2020 / 나카무라 테이지 지음, 주성윤 옮김, 『식사로 병을 고치는 책』, 일원서각, 1993 / 송숙자·최선혜 지음, 『음식으로 병을 고친다』, 시조사, 2011 / 김우진·조갑제 지음, 『병을 고치는 음식 이야기』, 동아시아,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