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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감소증 (원인과 증상, 진단, 식단과 운동)

baddugi 2026. 8. 13. 15:28

목차


    40대 중반, 건축 현장 사고로 대퇴부와 고관절이 부서진 친구가 10개월 만에 퇴원했습니다. 그런데 퇴원 후 3개월이 지나도 몇 걸음 걷고 나면 주저앉아야 했고, 의사가 다시 정밀검사를 권했습니다. 수술은 잘됐지만 근감소증(Sarcopenia) 소견이 나왔다는 말을 그때 처음 들었습니다. 건강할 땐 전혀 몰랐던 병, 친구의 이야기를 통해 제가 배운 것들을 솔직하게 풀어봅니다.

    근감소증

    근감소증이란 무엇이고, 왜 생기는가?

    근감소증(Sarcopenia)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공식 질병코드 M62.84로 등록한 엄연한 질환입니다. 쉽게 말해 뼈와 몸을 지탱하는 골격근의 양과 기능이 함께 떨어지는 상태를 말합니다. 단순히 "나이 들어서 힘이 빠진다"는 말로 넘기기에는 결과가 꽤 심각합니다.

     

    원인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노화 자체로 인한 일차성 원인과, 생활 습관이나 질환이 겹쳐 생기는 이차성 원인입니다. 일차성의 경우 30대 후반부터 골격근량이 매년 약 1%씩 자연 감소하고, 60대를 넘어서면 이 속도가 훨씬 가팔라집니다. 이차성 원인으로는 운동 부족, 단백질 및 비타민 D 섭취 부족, 당뇨·만성 콩팥병·암 같은 만성 질환, 그리고 성장호르몬·테스토스테론·에스트로겐 등 근육 합성 호르몬의 감소가 꼽힙니다.

     

    친구의 경우가 바로 이차성 원인의 전형이었습니다. 수술과 입원이 반복되는 1년 동안 몸을 거의 움직이지 못했고, 식욕 저하로 단백질 섭취도 크게 줄었습니다. 수술 자체는 성공적이었지만, 그 사이 근육은 조용히 사라지고 있었던 겁니다. 제가 직접 옆에서 지켜보면서 느낀 건데, 이 병은 통증처럼 티가 나지 않아서 더 무섭습니다.

     

    ● 일차성 원인: 노화에 따른 자연적인 골격근량 감소 (30대 후반부터 매년 약 1%)
      이차성 원인: 장기 침상 생활, 단백질 부족, 만성 질환, 호르몬 변화
      WHO 공식 질병코드(M62.84)로 등록된 치료가 필요한 질환

     

    요약: 근감소증은 노화와 생활 요인이 겹쳐 골격근이 줄어드는 WHO 공인 질환으로, 증상이 조용히 진행된다는 점이 가장 위험합니다.

    이런 증상이 보이면 의심해야 합니다

    근감소증을 진단받기 전, 친구에게서 제가 먼저 눈치챘어야 했던 신호들이 있었습니다. 퇴원 직후 몇 걸음 걷다가 의자 등받이를 붙잡는 모습, 앉았다 일어설 때 무릎이나 팔걸이를 짚어야 하는 모습이 그것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수술 후유증이려니 했는데, 사실 이것이 근력 저하의 전형적인 신호였습니다.

     

    임상적으로 근감소증의 주요 증상은 보행 속도 감소, 근력 약화, 균형감각 저하, 만성 피로와 체중 감소입니다. 특히 보행 속도의 경우 초당 1.0m 이하로 걷게 되면 신체 기능 저하의 신호로 봅니다. 이 수치가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보도블록 한 칸을 1초 안에 걷는 속도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위험성도 간과하기 어렵습니다. 근육은 혈당을 소비하는 주요 기관이기 때문에 근감소증이 진행되면 당뇨병과 심혈관 질환 위험이 함께 높아집니다. 낙상과 고관절 골절 위험도 급증합니다. 친구가 사고 전에 근육 상태를 관리했더라면 사고 후 회복 속도가 달랐을 거라고, 담당 의사도 솔직하게 이야기했습니다. 근육은 단순한 힘이 아니라 몸 전체를 지탱하는 구조물이라는 사실을 그때 다시 실감했습니다.

     

    요약: 보행 속도 저하, 의자에서 일어설 때 손 짚기, 잦은 비틀거림이 반복된다면 근감소증의 초기 신호일 수 있습니다.

    어떻게 진단하고, 어떻게 치료하는가?

    친구의 담당 의사가 정밀검사를 제안했을 때 사용한 방법이 바로 이중 에너지 X선 흡수계측법(DEXA)입니다. DEXA란 미세한 방사선 두 종류를 이용해 뼈와 지방, 근육의 양을 정밀하게 구분해 측정하는 방법으로, 사지골격근량을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검사 중 하나입니다. 체성분 분석기(BIA)를 통해서도 근육량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체내 전기 저항을 이용해 근육과 체지방을 추정하는 방식입니다.

     

    진단은 근력·근육량·신체 기능 세 가지를 종합해서 내립니다. 악력계로 측정한 악력이 남성 28kg 미만, 여성 18kg 미만이면 근력 저하로 판단하고, 손을 짚지 않고 의자에서 5회 일어서는 데 12초 이상 걸리는 경우도 기능 저하 기준에 해당합니다(출처: 세계보건기구(WHO)).

     

    치료 부분에서 저는 솔직히 좀 당혹스러웠습니다. 근감소증만을 직접 치료하는 승인된 전용 약물이 현재 없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의사는 도움이 되는 약물 치료와 함께 식단과 운동 프로그램을 병행하는 방식을 제안했고, 친구는 재활병원에서 저항성 근력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저항성 근력 운동이란 근육이 외부 저항에 맞서 수축하도록 유도하는 운동으로, 스쾃·런지·까치발 들기처럼 자신의 체중이나 기구를 이용하는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균형감각이 어느 정도 회복된 뒤에는 동네 헬스장에서 꾸준히 운동을 이어갔고, 2년이 지나자 크게 속도를 내거나 무거운 것을 드는 일 외에는 일상이 자유로워졌습니다(출처: 보건복지부).

     

    요약: 근감소증 진단은 DEXA·악력·보행 기능을 종합 평가하며, 현재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저항성 근력 운동과 식단 관리의 병행입니다.

    근육을 살리는 식단,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하나

    \운동만큼 중요하다고 의사가 강조했던 것이 바로 식단이었습니다. 제가 경험상 이건 좀 다른 부분이라고 느꼈는데, 많은 분들이 "단백질 많이 먹으면 된다"고 단순하게 생각하시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제로는 단백질의 양만큼 질도 중요합니다. 특히 필수 아미노산인 류신(Leucine)의 함량이 관건입니다. 류신이란 근육 단백질 합성을 직접적으로 자극하는 아미노산으로, 달걀이나 유제품, 닭가슴살처럼 동물성 단백질에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오메가-3(Omega-3)도 빠질 수 없습니다. 오메가-3는 연어·고등어 같은 등푸른생선에 풍부한 불포화지방산으로, 근육 내 염증을 완화하고 근육 합성을 자극하는 역할을 합니다. 친구의 식단에 고등어구이가 자주 오른 이유가 여기에 있었습니다. 비타민 D도 핵심입니다. 비타민 D는 칼슘 흡수를 돕고 근육의 수축과 이완 기능을 보조하는 지용성 비타민으로, 표고버섯·달걀노른자·등 푸른 생선에 함유돼 있고 하루 20~30분 햇빛을 쬐는 것만으로도 체내 합성이 가능합니다.

     

    식물성 단백질에 대해서는 "동물성만큼 효과가 있냐"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제 경험상 두부와 대두는 소화 부담이 적고 칼슘도 풍부해서 회복기에 매우 유용했습니다. 다만 류신 함량에서 동물성에 비해 다소 낮은 편이므로, 두 가지를 균형 있게 조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맞는 방향이라고 봅니다.

      류신(Leucine) 풍부 식품: 달걀, 우유, 요거트, 치즈 — 근육 단백질 합성 직접 자극
      오메가-3 풍부 식품: 연어, 고등어 — 근육 염증 완화 및 합성 자극
      비타민 D 식품: 표고버섯, 달걀 노른자, 등 푸른 생선 — 칼슘 흡수 및 근육 기능 보조
      식물성 단백질: 두부, 대두, 병아리콩 — 소화 부담 적고 칼슘 풍부
      견과류: 아몬드, 호두, 호박씨 — 마그네슘과 건강한 지방산으로 근세포 손상 방지

     

    요약: 근감소증 식단의 핵심은 류신이 풍부한 고품질 단백질, 오메가-3, 비타민 D를 균형 있게 조합하는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근감소증은 노인만 걸리는 병인가요?

     

    A.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실제로는 다릅니다. 30대 후반부터 골격근량이 자연 감소하기 시작하고, 장기 입원이나 운동 부족이 겹치면 40~50대에도 이차성 근감소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친구의 사례처럼 사고나 수술 후 회복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Q. 근감소증 치료약이 따로 있나요?

     

    A. 현재까지 근감소증만을 직접 치료하도록 승인된 전용 약물은 없습니다. 일부에서는 호르몬 치료나 보조 약물이 효과가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현재 의학 가이드라인의 핵심 치료는 저항성 근력 운동과 단백질 위주의 식단 관리입니다. 보조 약물은 이 두 가지를 뒷받침하는 역할로 사용됩니다.

     

    Q. 단백질 보충제를 먹으면 근감소증 예방이 될까요?

     

    A. 보충제가 도움이 된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제 경험상 실제 음식으로 얻는 단백질의 효과가 더 안정적이었습니다. 특히 류신 함량이 높은 달걀, 닭가슴살, 유제품을 식사에 균형 있게 포함하는 것이 우선이고, 섭취가 어려운 경우에 한해 보충제를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맞는 방향으로 보입니다.

     

    Q. 근감소증인지 집에서 스스로 확인할 수 있나요?

     

    A. 간단한 자가 점검 방법으로 '5회 의자 일어서기'를 해볼 수 있습니다. 손을 짚지 않고 의자에서 5회 연속으로 일어서는 데 12초 이상 걸린다면 신체 기능 저하 기준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정확한 진단은 DEXA나 체성분 분석기(BIA) 검사, 악력 측정을 포함한 전문 의료진의 종합 평가가 필요합니다.

    결론

    건강한 일상 속에서는 존재 자체를 모르는 병들이 참 많습니다. 근감소증도 그런 병 중 하나였습니다. 이것이 새로 생긴 병이 아니라, 현대 의학이 찾아낸 병이라는 사실이 오히려 저에게는 위안이 됩니다. 의학은 계속 발전하고 있고, 오늘 치료할 수 없는 것이 내일도 그럴 거라는 법은 없습니다.

     

    친구의 회복 과정을 2년 넘게 곁에서 지켜보면서 제가 내린 결론은 단순합니다. 스스로를 돌보는 사람만이 의학 발전의 혜택을 온전히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식단 관리와 꾸준한 운동, 이 두 가지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일입니다. 근감소증 증상이 의심된다면 먼저 가까운 병원에서 악력 검사와 체성분 분석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참고: 세계보건기구 (WHO, World Health Organization) https://www.who.int

             보건복지부 (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https://www.mohw.go.kr

            윌리엄 리 지음, 신동숙 옮김, 『먹어서 병을 이기는 법』, 흐름출판, 2020

            나카무라 테이지 지음, 주성윤 옮김, 『식사로 병을 고치는 책』, 일원서각, 1993